쉐보레 이쿼녹스 살펴보기
과거 GM 대우시절 중형급 SUV인 윈스톰이 상당히 인기가 좋았던 때가 있었다. 성능과 디자인 모두 괜찮은 모델이였고 공간도 부족함이 없어 싼타페나 쏘렌토 못지 않은 인기였다. 파생 모델인 윈스톰 맥스도 있었고 이후 캡티바라는 이름으로 바꿔달고 정말 오래오래 팔아왔는데 당시 기준으로 좋았을뿐 너무나 오랜기간 변화없이 나오다보니 소비자들의 눈에 차지 않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길에서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실질적인 후속 모델인 쉐보레 이쿼녹스 또한 나름 신차이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11월 기준 한 달 동안 단 156대만 팔려 나갔다.
이쿼녹스의 포지션. 투싼과 싼타페 사이
5인승 SUV인 이쿼녹스의 전장은 4,650 mm 로 투싼(4,480 mm)과 싼타페 (4,770 mm) 사이에 위치한다. 통상적으로 분류는 투싼급인 준중형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직수입된 모델이라 수입 모델로 분류해야하지만 판매량 집계에서는 국산차 카테고리에 들어와 있다. 엔진은 1.6 리터급 디젤 엔진 한 가지만 판매중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36 PS /3,500 rpm, 최대토크 32.6 kg.m / 2,000 ~ 2,250 rpm을 발휘하며 다양한 쉐보레 차량들에 쓰이고 있는 중이다. GEN III 자동 6 6단 변속기와 맞물려 복합연비 기준 리터당 13.3 km(전륜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엔진 출력은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이 들어간 투싼과 동일한 수준으로 투싼 보다 크고 무거운 덩치인 이쿼녹스에게 약간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연비도 조금 떨어지는 편.(투싼 1.6 디젤 2륜 복합연비 16.3 km) 참고로 이쿼녹스 4륜 모델의 제로백은 10.6 초 정도다.
전장이 투싼 보다 길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더 큰 배기량의 엔진이 크게 필요치 않고 여러 사람이 탑승했을때 더 편안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는데 중점을 둔 소비자라면 이쿼녹스가 투싼이나 스포티지에 비해 유리할 수 있겠지만 가격을 살펴보면 지금 이쿼녹스의 판매량이 이해가 바로된다.
이쿼녹스 가격 및 옵션 구성
| 트림 | 가격 |
|---|---|
| LS | 2,945 만원~ |
| LT | 3,213 만원~ |
| LT Exclusive | 3,359 만원~ |
| LT PLUS | 3,292 만원~ |
| LT PLUS Exclusive | 3,438 만원~ |
| Premier | 3,539 만원~ |
| Premier Exclusive | 3,685 만원~ |
국내 생산 모델이였으면 옵션과 트림 구성이 조금 간결하고 선택의 폭이 넓을 수 있겠으나 전량 수입이다 보니 옵션 구성에 따라 트림이 7개 이상으로 많이 나뉘어 있다. 여기에 선택 옵션은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 정도로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까지 포함되서 197 만원이 추가된다.
한창 차량 크기와 엔진 배기량으로 투싼과 비교되던 이쿼녹스가 가격표를 보면 바로 싼타페와 비교해야 한다. 즉, 성능과 차량 구성은 투싼급인데 가격은 싼타페 급이라는 말이다. 그나마 투싼과 비벼볼때 공간적인면과 희귀성(?)에서 장점을 보여줬던 이쿼녹스였는데 무려 한 등급 위인 싼타페와는 성능, 공간, 옵션, 상품구성, 고급감 등등 모든 부분에서 비교가 되질 않는다. 쉐보레 모델들이 전통적으로 잘 해오고 있는 핸들링과 서스펜션 셋팅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주행 감각 정도로 비벼볼 수는 있겠으나 이 부분도 현대, 기아차가 매번 신차를 내놓을때 마다 욕을 먹으면서 나름 조금씩 발전해 왔으며 이제는 일상적인 주행환경이라면 일반 운전자들이 그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몇몇 모델은 제법 세계적 브랜드에 준하는 수준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쿼녹스 단종?
아직 국내에서는 이쿼녹스 단종에 대한 소식은 없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슬슬 단종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는 중이다. 안팔리는건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라... 국내에서도 꾸역꾸역 할인에 프로모션에 알음알음으로 재고 물량은 거의다 소진시킨 상황이며 2020년형 모델이 들여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지금의 이쿼녹스의 상품성을 대폭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요원하니 일단 이대로 단종 수순을 밟고 그나마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트랙스 후속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에 집중하는게 더 효율적으로 보인다. 가격 포지션이 중요한데 셀토스 정도로 책정한다면 준중형 부터 중형 까지 트레일블레이저가 아우르고 대형은 트래버스가 맡는걸로 하면 다소 모델간 차이가 좀 크긴 하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출 수 있을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쉐보레가 왠지 조금씩 국내시장 손절각을 보는것 같아 불안하긴 한데 적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좀 합리적인 상품구성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조금 더 좋은 조건에서 다양한 차를 선택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면 한다.
